전문칼럼

건설공사 공동수급체 대표사만 도장 찍은 하도급 변경계약, 나머지 구성원의 책임

2026-07-10

여러 건설사가 손잡고 대형 공사를 수주하면 '공동수급체'를 구성한다. 그리고 실제 현장 운영은 대표사 한 곳이 도맡아 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도급업체 입장에서는 대표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공사 중간에 물량이 늘면 대표사가 공사대금을 증액하는 변경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것으로 절차가 끝난다. 하도급업체는 공동수급체의 다른 구성원에 대해서도 변경계약에 따른 공사대금을 청구할 수 있는가.


한 하수급업체가 하천환경정비사업 현장에서 토공사와 철근콘크리트공사를 시공했다. 처음 계약 대비 물량이 늘어 대표사와 공사대금 증액을 내용으로 하는 변경계약서를 작성했다. 하도급업체는 변경계약에 따른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하였고, 결국 공동수급체의 다른 구성원을 피고로 소송을 제기하였다. 이에 대해 피고는 그 변경계약서에 자신의 인감이 날인된 위임장이 없음을 이유로, 이 변경계약을 승인한 적이 없으니 증액된 공사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항변한다.


만약 이 항변이 받아들여진다면 어떻게 되는가. 하수급업체는 앞으로 공동수급체와 계약을 변경할 때마다 구성원 전원의 인감이 날인된 위임장을 일일이 확인하고 보관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현장에서는 대표사와만 협의하고 서명해 온 효력이 통째로 부정되는 셈이다. 더구나 공사가 끝나고 발주처로부터 준공대가까지 다 받아간 구성원이, 정작 하수급업체에게는 위임장 날인이 없었다는 형식적 흠결만을 들어 대금 지급을 거부하는 결과가 되어 형평에도 크게 어긋난다.


법리상으로는 이렇다. 공동수급체는 민법상 조합의 성질을 가지며, 조합의 업무를 집행하는 대표사는 조합의 목적 달성에 필요한 범위에서 나머지 구성원을 위해 행위할 대리권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나아가 그 행위가 조합원 전원에게 상행위가 되는 이상, 대표사가 조합을 위한 것임을 표시하지 않았더라도 그 효력은 구성원 전원에게 미친다. 결국 대표사가 체결한 변경계약은 위임장의 존부와 무관하게 유효하고, 구성원 전원이 연대하여 증액된 공사대금을 지급할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공동수급체 제도는 여러 회사가 위험과 이익을 나누기 위해 만든 것이지, 대외적으로 거래하는 상대방에게 내부 절차의 흠결을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는 방패로 쓰라고 만든 것이 아니다. 계약서의 형식적 흠결 하나로 실질적 거래관계 전체가 흔들린다면, 그 피해는 결국 현장에서 실제로 땀 흘려 일한 하수급업체에게 돌아간다. 거래의 안전과 신뢰를 우선하는 이러한 법리는 공동수급체와 거래하는 수많은 협력업체들에게 실질적인 보호막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