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칼럼

"농지 정책, 투기 단속과 정당한 소유의 균형을 찾아야"

2026-07-01
정부가 2026년 5월 18일부터 농지 전수조사를 착수한다고 한다.
이번 조사에서는 드론·위성·AI를 활용해 전국 농지를 전수 조사하고, 특히 수도권 소재 농지, 외지인 소유 농지, 경매·공유 취득 농지 등 ‘투기 위험군’을 집중 점검 대상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발표는 특정 유형의 농지를 '투기 위험군'으로 분류하는 과정에서 정당한 소유자들까지 불필요한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헌법은 분명히 경자유전 원칙(제121조)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재산권 보장(제23조)을 국민의 기본권으로 명시한다. 경자유전 원칙은 우리 헌법이 농지제도의 기본원리로 채택한 중요한 가치이다. 그러나 이는 헌법 제23조의 재산권 보장과 조화를 이루어 해석되어야 하며, 모든 비거주 농지 소유자를 일률적으로 투기 혐의자로 보는 근거가 되어서는 안된다. 따라서 비거주자라는 이유만으로 농지 소유자를 잠재적 투기꾼으로 취급하거나 과도한 재산권 제한의 우려를 초래하는 방식은 헌법상 재산권 보장과 조화를 이루기 어렵다.

A씨의 사례는 이를 잘 보여준다. 그는 도시의 직장인인데, 고향인 농촌지역에 선대로부터 상속받은 농지를 보유하고 있다. 은퇴 후 귀향하여 농지를 사용할 계획이다. 현재 농지는 현지 농업인에게 위탁하여 경작하고 있다. 이는 농지법상 허용되는 합법적 관리 방식이므로, 투기 목적과는 명백히 구분된다. 그런 A씨마저도 이번 정부 정책에 따라서 자신이 ‘투기꾼’으로 몰리는 것은 아닌지, 재산권 제한에 앞서 선제적으로 농지를 처분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불안감을 떨치지 못한 채 주변에 조언을 구하고 있다.

정책은 목표가 분명해야 하며, 선량한 국민에게 불필요한 불안감을 주어서는 안된다. 농지전수조사의 목표가 투기성 농지의 적발에 있다면, 그 기준 또한 명확해야 한다. 정당한 농지 소유자까지 '투기 위험군'으로 인식되도록 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면, 헌법상 재산권 보장 원칙과 충돌할 수 있다. 농지 정책은 투기 억제와 농업 기반 보호라는 공익 목적을 달성하면서도, 정당한 재산권을 존중하는 균형을 찾아야 한다. 정부가 농지 전수조사를 통해 얻어야 할 것은 ‘투기꾼 색출’이 아니라, 농지 정책의 신뢰 회복이다. 상속 농지 소유자까지 불필요하게 위축시키는 정책은 농업 기반을 지키려는 본래 취지마저 흐릴 수 있다. 이제는 헌법적 균형 위에서 농지 정책을 설계해야 할 때다.

결국 A씨에게 조언한다면, 현재의 법령상 상속으로 취득한 농지를 적법하게 관리하고 있다면, 단지 비거주자라는 이유만으로 이를 처분해야 할 의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소중한 농지를 합법적 위탁 경작을 통해 농지를 관리하고 있으므로, 어떤 조사에라도 적법성을 소명할 수 있고, 자신의 재산권을 당당하게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