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성희롱·직장 내 괴롭힘 판단 기준과 기업의 법적 책임
「남녀고용평등법」은 성희롱 여부를 판단할 때 피해자의 주관적 사정뿐만 아니라,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사람이 피해자의 입장에 있었다면 문제가 되는 행동에 대하여 어떻게 판단하고 대응하였을 것인가'를 함께 고려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서도 동일한 법리가 적용된다.
성희롱·괴롭힘 판단 기준이 피해자의 주관적 감정에 따라 좌우되지 않는 것처럼 가해자에게 성적인 의도나 괴롭힘 의도가 없었다는 항변만으로 부정되는 것도 아니다.
결국, 직장 내 성희롱·괴롭힘 판단은 객관적인 기준 즉,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만한 행위에 해당하는지, 괴롭힘에 해당할 만한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달려있다.
이는 기업이 직장 내 성희롱·괴롭힘 사건의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피해자 보호·가해자 징계 여부를 판단할 때 관련자들의 진술에만 구애받지 않고 추가로 참고인의 진술을 확보하고 객관적인 정황과 자료를 충분히 수집하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관련자들을 조사할 때 관련자 조사의 범위, 질문의 순서와 방식, 객관적 자료의 확보 여부에 따라 사건의 실체가 전혀 다르게 드러날 수 있다. 조사 과정에서 이미 결론을 정해 놓고 그에 맞는 진술만을 수집하거나, 반대로 양측의 주장을 단순히 나열하는 데 그친다면 정확한 판단에 이르기 어렵다.
이러한 작업이 중요한 이유는 사실인정의 정확성, 피해자 보호조치와 가해자 징계처분의 적절성에 대한 잘못된 판단이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성희롱·괴롭힘이 인정되는 사안을 제대로 조사하거나 조치하지 않은 경우, 정확한 사실 확인 없이 중한 징계처분을 한 경우에는 기업의 손해배상이나 징계 무효 또는 취소를 둘러싼 분쟁에서 패소할 위험이 있는 것이다.
피해자의 경험을 충분히 경청하면서도 사실과 증거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행위자의 방어권을 보장하면서 법령과 판례가 정한 기준에 따라 판단하는 것, 균형감과 전문성을 갖춘 조사와 판단이야말로 피해자와 행위자 모두의 권리를 보호하고, 기업의 법적 리스크를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